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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할머니가 계시던

마루 앞에 할미꽃이 피었다.

오늘은

따뜻한 봄볕에 일광욕을 하시고 계셨다. 

머리가 희어져 고개를 숙이고

무명저고리 검붉은 화장에 수수한 차림세 

깊은 미소가 세겨진 얼굴

할머니의 기도소리가 봄비에 젖는다.

 

 꽃빛 봄속에

앉아 계신 우리 할머니

아직도

섬섬옥수 연분홍 다홍치마

추억을 드시고 사신다.

박바가지 우물에 샘솟는 사랑

손자가 할머니라고 부를때가

제일 행복하셨단다.

 

오늘은

가랑비가 내린다.

세수를 하신 축축한 얼굴

외롭고 힘들어 하셨던 우리 할머니

물기 젖은 할미꽃

투박한 꽃잎에 걸려있는  

생노병사의 글씨가 비에 젖어 히미해 지고

나는 할미꽃의 아픔과 외로움과

조그만  소원의 향을 맏고

그만 눈시울을 적신다.

 

양지쪽 툇마루를 지키는

할머니의 모습

내 작은 꽃밭에

해맑은 그리움으로 피어나

자상하고 후덕한

어른의 작은 소망이 피었다.

꽃이 피었다.

 

 

 블루베리꽃속에 보라색 꿈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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